Pier 39

여행 이야기보다 방문기에 가까울 것 같은 포스팅을 한다. 운이 좋게도 미국에 방문할 일이 생겨서 난생 처음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보고 나서, 지금에서야 이렇게 엔지니어들의 파라다이스인 구글 방문기를 써본다. 정보통신(ICT)쪽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모두가 가보고 싶어하는 곳에 돈 한 푼 안들이고 갈 기회를 얻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너무나 부족한 내가 구글을 방문해본다니 어떤 여행보다도 가장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구글 표지판

차를 타고 가다보니 표지판에 Google이 눈에 보인다. 이 때부터 창밖을 계속 주시하며 세계를 변화시키는 구글의 건물들은 어떻게 생겼나 관찰했던 것 같다. 대학교를 연상시켜서 구글 캠퍼스라 불린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었는데, 저길 지나갈 때는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었다.

안녕, 안드로이드

주차를 하고 구글플렉스(Googleplex)를 향해 이동하다 보니 저멀리에 왠지 익숙한 모형물들이 눈에 보인다. 허니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젤리빈 등 안드로이드 버젼을 나타내는 것들이다. 나중에 젤리빈에서 사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계속 이동했다.

구글 자전거

낯익은 색깔의 자전거들이 눈에 보인다. 여기저기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구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직원들은 아무나 타는건지 아닌지 들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나중에 건물 쪽으로 가니 자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보였다.

좋은 날씨에 테라스에 앉아서

내부로 들어오니 점심 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식사를 하며 담소와 토론을 하는 모습을 봤다. 노트북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의 연장인가 싶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것은 서부지역이 날씨가 살기에 좋다는 것. 햇살은 뜨겁지만 그늘에 있으면 선선한 그런 날씨였다. 알다시피, 구글은 직원들에게 많은 종류의 요리를 제공한다. 내부를 둘러보다 보니 인도계 직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느꼈다.

카페테리아 전경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서부 지역의 잘 나간다는 회사들은 엔지니어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유는 물론, 직원들이 마음놓고 일을 하기 위함도 있지만, 직원들을 다른 회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회사의 노력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분에게 물어보니 스카웃 같은 것이 정말 활발하게 벌어진다고 한다. 메일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인사 전쟁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

위의 사진의 장소는 일주일에 하루씩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비롯한 전직원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회사 내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 등의 설명도 하고 자유롭게 질문도 하는 시간인데, 우리네 교장 선생님 훈화시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궁금한 점이 있다면 말단 직원들까지도 자유롭게 사장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변하고 있지만 아직 다르다면 다른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내부 행사가 진행 중이었던 건물 내부

직원들은 자유롭게 일하는 것 같았다. 자신들이 진행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팀을 구성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Gmail과 같은 것들도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부터 진행되서 팀이 커지게 된 케이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마음에 맞는 동료와 아이템이 있으면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실리콘 밸리는 급격하게 회사가 몇 백, 몇 천배 성장하여 IPO(주식공개상장)을 하는 회사들도 많지만, 그 이면에는 생겼다 사라지는 회사가 훨씬 많은 그런 곳이다. 때문에 창업을 하고 실패해서 다시 구글에 입사하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그들을 배신자 취급하지 않고 다시 직원으로 채용한다는 점일 것이다.

슬쩍 엿보았던 업무 환경

작업 환경은 상당히 오픈되어 있다. 때문에 헤드폰을 쓰고 일하는 직원들도 있고, 잡담을 즐기는 직원들도 있다. 흔히 내 주변에서 구글이라 하면 출퇴근이 자유롭고 편하게 일을 하면서 1억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엔지니어를 떠올리는데, 그건 부분적인 것만 본 것이라 생각된다.

직원들은 팀으로 일하면서 서로를 상호 평가하게 된다. 때문에 자신의 모든 업무 능력(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것들도)이 항상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출퇴근은 자유롭지만 주어진 업무를 마치기 위해서 집에 가서도 아이를 재우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장단점은 존재하는 것 같다. 능률이 안나오는 막무가내 야근보다야 훨씬 좋지 않을까 싶지만 말이다.

건물 밖 데크의 수영장

가장 인상깊었던 개인 수영시설이다. 앞쪽에서 물이 나와서 제자리에서 수영을 한다. 라이프 가드가 따로 있다(파라솔 밑에서 맥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구글이 한창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회사 내의 안마사까지 부자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구글 어스 체험관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보며 구글의 성장의 끝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졌다. 구글 글래스까지도 나온 지금 구글은 단순히 인터넷 검색회사를 넘어서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Don’t be evil’ 이란 말처럼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주기를 기대한다.

젤리빈!

직원분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이런 곳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가 궁금해졌는데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들었다. 말씀을 듣고 나는 어떻게 하면 이런 곳에 올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만난 직원 분들은 전부다 박사 과정을 마치신 분들이었다. 구글 정도의 회사에 입사하려면 미국에서의 대학원 이수는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그런 경우는 아니라도 전화 면접을 시작으로 기나긴 면접 기간을 향해 들어올 수는 있지만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경하던 곳을 방문하고 나니 진로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아진 하루였다.

금문교에서 마무리한 하루

인재, 자본, 환경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실리콘 밸리에 언젠가 나도 그들 중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내 자신이 정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구나하고 생각이 들며, 계속 발전해 나갈 나의 모습을 그려보며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