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유원지로 가던 중. 날이 흐렸다.

지난 수요일, 간만에 개발자 몇 명이서 모여서 치맥할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얘기나누며 하게된 생각을 정리해본다. 요즘엔 개발자들끼리 모이면 역시나 AI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주니어, 시니어 개발자의 차이

우리 회사에서는 최근 1년여 동안에 AI(주로 클로드) 도입을 통해 많은 업무 개선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주니어 개발자들의 퍼포먼스 향상을 주된 개선으로 뽑을 수 있다. 기존 거대한 레거시 코드를 파악하고 목적에 맞게 코드를 생성, 수정하는 일에서 확실한 AI의 역할이 있다.

이제 주니어들도 시니어들과 비슷한 퍼포먼스를 낸다면, 시니어 개발자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싶었다. 답은 ‘아키텍쳐’였다.

아키텍쳐의 중요성

“AI 시대엔 아키텍처가 중요하다”는 말은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편적인 코드 작성은 AI가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하니, 인간은 기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필요가 있다. AI에게 올바른 컨텍스트와 요구 사항을 주고 가장 최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패턴 인식을 통해 trade-off를 추론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에서 시니어 개발자로서 주니어들보다 더 나은 점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럼 결국, ‘아키텍쳐’라는 것도 이제는 AI를 더 잘 쓰는게 중요한 것 아닌가.

좋은 질문은 깊은 이해에서

AI 활용도는 질문의 퀄리티에서 결정된다. 단순히 AI를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좋은 질문은 깊은 이해에서 나오고, 여기에 경험의 역할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경험이라는 것도, AI가 그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주니어와 시니어의 간극을 많이 좁혀둔 상태가 아닐까?

코드 리뷰, edge case 예측, 아키텍쳐 제안 등도 AI를 통해 충분한 토큰을 사용한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생성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대체 남는 것은 뭘까?

AI 활용과 의사 결정

어느 회사든 간에, 경험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 수록 의사 결정 범위가 늘어간다. 지금 내가 빠른 의사 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만한 일이 거의 없긴 하다. 그래도 멀리서 넓게 보고, AI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인재가 돼야하지 않을까 싶다. AI 시대에 살아남는 건 특정 직급이 아니라 AI와 함께 올바른 방향을 잡는 사람이다.

AI 활용 경험을 어떻게 더 잘 쌓아볼까 고민해보면, 결국엔 또 사이드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회사에서와는 다른 영역을 테스트해보고 새로운 개발을 하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