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겨울, 주로 시동을 끄고 생활을 하는 캠핑카를 위한 단열은 자작 캠핑카 작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차량의 금속 차체는 열 전도율이 높아서 여름엔 뜨겁고 겨울에 차갑기 때문에, 단열이 제대로 안 된다면 차량 내부 온도가 외부 온도만큼 변화하게 됩니다.
단열 작업에 앞서 알고 있으면 좋을만한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캠핑카에서 열이 이동하는 원리를 알고, 적절한 단열과 습기 관리를 통해 결로를 방지해야 합니다. 캠핑카 생활을 하게 된다면 많은 관심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열의 이동 원리
복사열, 전도열, 대류열
복사열 (Radiation)
태양으로부터 전자기파로 방사되는 열. 여름 주차 후, 차 안이 뜨거워지는 주된 원인입니다. 차량 선택 글에 적은 것처럼, 검정색 차량은 하얀색 차량보다 태양 복사열을 많이 흡수하여 차체 표면 온도가 10~20°C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복사열은 상대적으로 단열이 취약한 창문을 통해 가장 많이 들어옵니다. 이는 열반사 단열재로 막을 수 있습니다(차단).
차량 위에 루프랙(Roof Rack)을 올려 태양으로부터의 직사광선을 막을 수도 있을텐데요. 이는 차량이 받는 복사열을 줄이기 위함입니다(차광). 루프랙도 가열되면 차체로 열을 재복사(re-radiation)합니다만, 차체를 직접 가열하는 복사열보다는 약하고, 랙과 차량 사이 공기층이 완충 역할을 해줍니다.
위와 같이 차단, 차광으로 복사열을 막는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설명할 전도열, 대류열 또한 고려돼야 합니다.
전도열 (Conduction)
차량 금속 패널을 통해 직접 전달되는 열. 겨울엔 냉기, 여름엔 열기가 차량 벽이나 바닥 등의 자체를 타고 차 안으로 유입됩니다. XPS 압출법보온판(아이소핑크), 씬슐레이트 등으로 막습니다.
주택 단열에 관심이 있다면 열교(Thermal Bridge)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열교는 단열이 끊기는 지점(차량 프레임, 볼트 등)을 통해 열이 집중적으로 전도되는 현상인데요. 이는 전도열의 한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열 전도가 면 전체에서 고르게 일어난다면, 열교는 특정 경로로 열이 몰려서 발생하는게 차이입니다.
열교 때문에 단열 처리 시 단열재를 붙일 때 프레임 위를 건너뛰지 않고 덮어버리거나, 프레임과 내장재 사이에 단열재를 끼워넣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처럼 프레임이 드러나도록 내장재 탈거를 한 경우에는 프레임까지 단열을 하기는 마감적 측면에서 좀 어렵긴 합니다. 제 캠핑카는 프레임이 그대로 노출된 부분이 좀 있는데요. 이 부분은 추후 단열 관련한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대류열 (Convection)
공기 흐름을 통해 전달되는 열. 문틈이나 배선 구멍 등의 틈새로 차가운 혹은 뜨거운 공기가 직접 유입됩니다. 폼건이나 테이프 등을 사용한 기밀 작업이 핵심입니다.
결로와 습기 제어
벽의 기밀함이 뛰어난 캠핑카
다른 사람들의 자작 캠핑카 제작 과정을 보면, 수증기 차단층(Vapor Barrier)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기밀한 시공을 해서 말이죠. 이 부분은 찬반이 좀 나뉘는 주제로 보이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Tip
습한 공기는 어떻게든 차가운 차체에 닿아 결로를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 최소화하는 게 목표.
수증기 차단층을 만드는 것은 내부의 습한 공기가 차체에 닿으며 결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완벽한 기밀함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100% 기밀하도록 완벽한 작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어떻게든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습기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갇혀버린 습기는 건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습기는 어떻게든 단열재에 닿는다고 전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오히려 단열층이 숨을 쉴 수 있게 두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철학에 맞는 소재는 3M Thinsulate(씬슐레이트)입니다. 흡습 후 건조가 되고, 결로가 생겨도 썩거나 곰팡이가 잘 안 핀다고 합니다.
사실, 캠핑을 해보면 차 안에서 실제로 가장 결로가 심한 건 창문입니다. 단열 잘 하더라도 창문 때문에 다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윈도우 커버의 중요성이 높습니다. 이 내용은 별도의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습기 발생원
- 호흡/땀: 1인당 50mL/h (수면 8시간 = 400mL)
- 요리: ~250mL
- 부탄/프로판 연소: 450mL/h (연소 부산물이 물)
- 젖은 물품 건조: 250mL 이상
대응 방법
- 환기: 가장 중요. 충분한 배기, 흡기구 필요. 비 올 때도 쓰려면 커버가 있는 맥스팬(Maxxfan) 추천
- 건조: 무시동 히터는 연소 공기를 외부에서 가져와 내부 습도를 올리지 않음. 전기가 넉넉하다면 제습기 사용
- 단열: 내부 표면 온도를 이슬점 이상으로 유지해야 결로 방지. 완벽한 단열은 불가능하지만 두꺼울수록 유리
단열재 비교
차량 빈공간에 3M 씬슐레이트 채워넣은 모습
단열재에서는 R값(열저항값, Thermal Resistance)이라는 수치로 성능을 비교합니다. 높을수록 열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두껍고 열전도율이 낮은 소재일수록 R값이 높아집니다. R값의 단위에 인치(inch)가 들어가는데 무시하고, 단순히 값들의 높고 낮음 정도로 참고하면 됩니다.
| 소재 | R값(/inch) | 투습 | 특이사항 |
|---|---|---|---|
| 스프레이폼 | 6.5 | ❌ | 틈새·곡면 밀착, 두꺼우면 패널 변형 위험 |
| XPS 보온판 | 5.0 | ❌ | 곡면에서 공기층 생김 |
| 씬슐레이트 | 3.3 | ✅ | 흡습 후 건조 빠름, 곰팡이 내성 |
| 글라스울 | 3.0 | ✅ | 저렴, 피부·눈 자극 주의 |
| 열반사 단열재 | - | ❌ | 복사열 전용, 단독 단열재로 사용 불가 |
R값만 놓고 본다면 스프레이폼이 제일 높긴 합니다. 다만, 팽창량 예측이 어려워서 현실적으로 빈틈에만 시공이 가능합니다. 시공 중 유독 가스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의 단점도 있습니다.
XPS 압출법보온판(아이소핑크)는 평평한 바닥에 적당한 단열재로 단열 효과가 좋습니다. 작업하다가 보온판 위에 누워서 쉰 적이 있었는데, 체온으로 금방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씬슐레이트는 비싸다는 점을 제외하면 투습도 되고 캠핑카 작업에 가장 적합한 소재입니다. 3M 제품에는 뒷면이 점착식으로 돼있는 것도 있어서 천장이나 벽에 시공 시 커버를 벗기고 붙이기만 해서 시공도 매우 용이합니다.
글라스울은 씬슐레이트에 비해 꽤 저렴합니다. 이름에 ‘글라스’가 들어가듯이, 미세 유리 섬유로 이뤄졌기 때문에 피부에 닿으면 따갑습니다. 요새는 덜 따가운 KCC 제품도 나온다고 합니다. 돌아보면 벽면에는 비싼 씬슐레이트 대신 글라스울을 더 많이 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반사 단열재는 단독 사용 시에는 단열 효과는 크지 않다고 합니다. 복사열을 반사하는 건 잘 하지만, 금속 차체를 통해 전도되는 냉기, 열기는 잘 막지 못한다고 하네요. 윈도우 커버나, 열교 보조재로 사용을 추천합니다. 열반사 단열재를 벽에 딱 붙이면 복사열 반사 효과만 있고 단열 효과는 미미. 띄워서 붙이면 공기층 덕분에 단열 효과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