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소식에 며칠째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 사람들은 배고픈건 참아도 배가 아픈건 못 참는다고 했던가. 삼성전자 노사 협상, 내부 갈등에다가 비삼성 직장인들의 박탈감 얘기까지 듣기만 해도 피로감이 생기는 것 같다.
반도체 메모리(DS) 성과급이 1인당 세전 최소 6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 날 나의 선택이 떠올랐다. 대학생을 동기들보다 1년 더 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10개 넘는 회사들에서 탈락을 하고, 몇 개 회사만 합격을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삼성전자였다.
대졸 신입채용 결과
삼성전자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S직군이었나. 뭐 그런 이름이었다. SSAT를 통과하고 삼성에 가서 인성 면접, 기술 면접을 봤었다. 기술 면접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1시간인가 주고 여러 문제를 푼다음 그 것을 면접관들에게 화이트보드에 써가며 설명하는 식이었다. 일명, 손코딩.
Pseudo code로 생각나는대로 설명하고 나와서 붙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였다. S직군은 단 6명만 뽑았다고 했다. 신입사원 OT도 가보고 했는데 그렇게 끌리진 않았고, 나는 대신 현대 모비스를 택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선택이 떠오른 이유는 6억원이 주는 무게 때문이겠지. 과연 그 때 내가 현대 대신 삼성을 택했다면 나는 지금까지 회사에 붙어있었을까. 몇 년 다니다가 퇴사하지 않았을까. 만약 그랬다면, 정말 이번 삼성의 소식은 견디기 힘들었으려나.
모비스 퇴사 뒤로도 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다. 내 선택들에 후회는 없다. 그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서 나는 개발자가 됐다. 앞으로 나에게는 어떤 선택지가 주어지고,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