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눈빛

개를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던 보호자, 보호자와 살아본 경험이 없는 강아지. 우리의 모습이었다. 처음이라는 설렘을 안고, 첫 날부터 산책을 나갔다. 내가 상상했던 산책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개산책하는 모습을 보면 되게 여유있게 다니던데.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든거지 싶었다.

레아는 도시의 모든 것이 낯설어 했다. 보호소 역시 도시에 있긴 했지만, 산책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입양 전 사진을 보면 보호소에서 몇 번 어딘가 데려간 것 같긴 했다. 아무튼 레아는 흥분도가 엄청 높았다. 차량 경적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킥보드, 자전거, 오토바이 같은게 지나가면 갑자기 튀어나가면서 쫓아가려고 했다. 덕분에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 내 신경도 엄청 예민해졌다. 10분만 산책하고 와도 녹초가 돼버렸다. 지금이야 1시간을 넘게 해도 괜찮지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다.

레아는 새로운 집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했다. 사료를 잘 안 먹으려고 해서 자율배식을 했다. 보호소에서 잘만 먹던 뼈간식은 아예 손도 안 댔다. 안자고 낑낑거려서 새벽 4시에 자다말고 산책을 나가기도 했다. 레아는 보호소에서와는 다르게 집에서는 배변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건 잘 됐다고 생각했다. 레아를 데려오기 전부터 실외배변견으로 키우고 싶었다. 집에 배변판을 두는게 싫었기 때문에.

매주 보호소 홈페이지에 입양 일지를 일주일에 한 번씩 적었다. 다른 사람들은 꾸준히 적는 것 같진 않았지만, 처음 3달간은 그렇게 하기로 약속이 돼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썼다.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5차 접종도 맞혔다. 돌아보면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잘 기억도 안난다. 레아를 혼자 두고 밖에 나가기가 마음이 쓰여서 밥은 전부 라면이나 배달로만 해결했다. 모든게 처음이라서 전부 서툴고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