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피아노가 있던 A&M 대학의 홀
나는 개발할 때 주로 가사없는 기타 연주곡, 하우스, lofi 음악 등을 즐겨듣는다. 일이 더 잘되는 느낌이 든달까. 거의 항상 듣는 장르의 음악만 듣던 내가 텍사스 컬리지스테이션에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느꼈다. 뜬금없이 텍사스에서 클래식이 웬말이었을까.
텍사스 디지털노마딩 중 힘들던 시기가 있었다. 하루하루 마음이 불안정했다.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그래서 하루는 점심을 간단히 먹고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다가 위 사진에 보이는 라운지(?)에 도착했다. 마침 누군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한참 연주를 감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주로 일하던 공간과 멀지 않아서 이후 저기서 일하기도 하고 자주 찾았다.
저길 자주 가다보니, 틈만 나면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러 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남자 대학생이었는데 매번 가방에서 악보를 꺼내서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음대가 있는 학교였던가. 그가 주로 연주하는 곡들이 쇼팽이라는 것은 좀 나중에 알게 됐다. 그렇게 쇼팽과 가까워졌다. 몇 해 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말고는 들어본 적도 없는 피아노 연주곡.
어렸을 적 클래식 공연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들었던 그 때는 너무 어렸는지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클래식 음악 맛을 조금 알게 된 것이었을까. 마침 미국에서 노이즈켄슬링되는 헤드폰을 구매했었는데 그걸로 음악을 들으면 나름의 힐링을 느꼈다.
막귀라서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충분했다. 조성진 연주를 찾아듣다가 찾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도 수없이 들었다. 플레잉 타임이 40분 정도라 음악틀어놓고 한 번 집중해서 일하고 쉬고 하기도 좋았다. 나만의 뽀모도로 타이머 느낌.
컬리지스테이션의 또 다른 이름
최근엔 흥미가 또 떨어져서 클래식을 잘 안 듣는다. 한동안 조성진도 잊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조성진 공연을 꼭 한 번 보러가야지 했었는데. 실제 공연에서 이전에 느낀 감동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