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다 때가 있는 걸까. 나는 호스텔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다. 언젠가 나홀로 여행을 한다면 호스텔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있다. 후쿠오카에 가서도 비슷한 마음으로 호스텔을 갔었다. 7년 전이었는데 그게 지금까지도 내 마지막 호스텔 경험이 됐다. 일본의 호스텔은 유럽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어서 나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기도 했다.

후쿠오카는 이미 서너 번 간 적이 있었다. 항상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에만 묵어봤기 때문에 이때는 호스텔로 숙박을 잡았다. 첫 호스텔은 정말 일본인들만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엄청 고요하고 저렴하게 잠만 자기 위해 만든 숙소 느낌. 놀랍게도 프론트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국 사람이었다. 그 친구는 나를 보더니 왜 여기에서 자려고 하는지 의아해했다. 파리에서 한인민박에 갔을 때 웬 50대 아저씨가 있어서 저 분은 왜 여기에 오셨지 싶었는데 그런 느낌이었으려나. 이전까진 별 생각 없었는데 내가 이제 이런 데 올 나이는 지났나 싶었다. 이후는 위 사진에 있는 좀 더 크고 현대적인 호스텔에서 묵었다. 그 곳에서도 내가 기대한 분위기는 없었다. 일행끼리만 옹기종기 모여서 노는 분위기.

내가 유럽을 여행할 때의 그런 경험은 다시 하긴 힘들까 싶다. 유럽이나 남미에 간다면 다시 가능할까. 간다고 해도 내가 이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긴 할까. 추억 보정이 많이 생겨버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프라하 호스텔에 혼자 갔을 때는 30명 방에도 묵어봤다. 3층 침대가 10개 있고 침대 매트리스는 그냥 소파 스펀지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이제 그런 곳에서 자면 골병들고 며칠을 피곤해하려나. 카우치서핑(couch surfing)도 해보고 싶었는데 어렸을 때 했어야 될까 등의 생각이 스친다.

레딧에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 호스텔에 머무는 게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나이에 관한 질문글. 외국 사람들이라 그런지 나이보다는 취향이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나이를 들면서 조용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선호하게 된다. 나의 호스텔에 대한 추억이나 동경은 단순히 젊고 좋았던 good old days에 대한 향수일까. 다시 진짜 호스텔느낌 나는 곳을 가보기 전까지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