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에서 디버깅하기 오설록에서 디버깅하기

무섭도록 빠르게 변하는 AI 시장에 대한 글을 적은지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예전에 비해 AI 발전 속도는 잠시 더뎌진 듯하지만 여전히 이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 안에서 나는 많은 개발자들이 요새 그렇듯, 개발자로서 피로감을 느끼고, 시장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내가 여태까지 적거나, 다른 곳에서 읽은 것들에 비해 전혀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오늘의 생각을 정리해서 남긴다. 우연히 서울대 교수님의 아래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남기는 것이다.

위 영상은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린다. 아래는 내 나름의 메모.

‘궁극의 평등화 도구(The Ultimate Equalizer)‘인 AI의 등장으로 개발자로서의 직업적 허들은 매우 낮아진 상태이다. 클로드 코드, Codex는 코드 작성에 대한 허들은 완전히 박살을 낸 수준. 그렇다면 내가 지난 8년간 쌓아온 기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컴퓨터 공학의 핵심적인 요소 두 가지를 생각해본다.

  1. 데이터 기반의 사고
  2. 알고리즘 기반의 사고

데이터 기반의 사고는 기존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연역적 추론이나 가설 검증 등이 해당되지 않을까. 알고리즘 기반의 사고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단계별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Divide and Conquer’, 즉 문제 해결 능력이다.

위 두 가지만 놓고 생각해보면, 굳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가질 수 있는 능력이긴 하다. 그래도 정량적 수치 평가는 할 수 없지만 개발자로서 근무해오며 위 두 가지에 대한 능력이 성장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무결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보수 할 수 있는 시니어 개발자로서의 능력을 더한다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대학 시절을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 정보 올림피아드 대회 등을 수상한 코딩 괴물들이 있었다. 자료구조나 알고리즘에 통달한 그런 친구들. 그들에 비해 나는 항상 뒤쳐졌었다. 여러 전공 과목들을 재수강하며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지금은 그들과 나의 사이도 꽤나 평등해진 것이 아닐까.

많은 전문가들이 1인 창업의 시대를 시작을 얘기한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하는 ‘기발자’가 대세. 이전 직장에서 프로젝트 기획과 서비스 운영을 해봤고, 현재 직장에서는 개발을 해왔으니 어찌보면 이제 나의 시대가 아닌가. 위 영상에서 특정 도메인에서 좋은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능력을 키운다면 나의 생존 전략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