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

세월은 야속하게도 흘러 아빠는 노인이 되고, 나는 머리 큰 어른이 됐다. 아들인 내가 아빠에게 잔소리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고야 말았다. 어쩌다 싫은 소리를 하면 아빠는 ‘그러니까’라고 답을 하실 때가 있다. 그러면 내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러니까’는 인정의 의미다. 알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못 했음을 인정한다면 어떤 얘기를 더 할 수 있을까. 30년 넘는 결혼생활에서 체득한 지혜의 단어가 아닐까 싶은 추측도 해본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들 한다. 나이를 들수록 이를 깨달으며 현명한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나 배웠다. 잘 써먹어서 언젠가 다가올 갈등을 매끄럽게 흘려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존경하는 아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