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배랑 수영시합하는 돌고래

스쿠버다이빙을 다니다 보면 가끔 돌고래떼를 만날 수 있다. 필리핀에서 다이빙을 다니면서 몇 번 본 적이 있다. 배에서 쉬고 있는데 선장이나 선원들이 먼 곳을 가리키면서 사람들을 깨웠다. 10마리는 족히 넘어 보이는 돌고래 무리가 어디론가 바삐 헤엄쳐 가는 풍경. 그 때는 그냥 멋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그들을 봤던 경험은 더 특별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근처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수면휴식 시간(surface time)을 갖고 있었다. 배는 다음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했고, 나는 바닷속에서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뱃머리에서 엎드려서 온 등판으로 햇빛을 받고 있었다. 물멍을 때리고 있는데 바다 속에서 시커먼 물체 들이 배를 따라왔다. 돌고래떼였다. 쉬고 있는 일행들을 얼른 깨우고 한 손으로는 촬영을 한 게 위 영상이다. 돌고래들이 배와 수영 시합을 하듯 엄청난 속도로 물속에서 헤엄쳤다. 가끔 물 밖으로 살짝 뛰어오르며 얼굴을 보여 주는 놈들도 있었다. 장관이었다. 좀 전에 물 속에서 만타가오리를 보고 왔는데 또 돌고래라니.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스쿠버다이빙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스쿠버다이빙

이후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본 적이 있다. 바다에서 배보다 빠르게 수영을 하는 돌고래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무거웠다. 제주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처럼 그들을 풀어줘야 한다거나 하는 것까지는 모르겠다. 자연은 자연대로의 잔인한 생태계가 존재하니까. 내가 돌고래라면 그래도 바다에서 살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앞으로 돌고래쇼를 살면서 얼마나 볼 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마다 인도네시아에서 봤던 돌고래 무리가 떠오를 것이다. 한 없이 자유로이 바다를 유영하는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