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의 밤풍경
베트남 하노이 디지털노마딩 갔을 때의 짤막한 에피소드.
베트남 여행은 처음이었다. 한 번도 안 가본 나라를 2주나 머물기로 덜컥 결정했다. 2주 중에 여행 기간이 겹치는 형도 만나고, 회사 동료도 만나기로 해서 괜찮겠다 싶었다. 첫 숙소는 에어비앤비. FOMO 전혀 없는 P의 여행 스타일로 첫 숙소 예약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고 도착했다. 어디서 일할지는 정해뒀었다. 디지털노마드의 기본.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친화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나한테 호감을 보였다. 나는 주말에 도착해서 할 건 없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호스트한테 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하면서 친해졌다. 이 사람에게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키워서 성공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 내가 묵는 곳 말고 다른 숙소도 운영한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에어비앤비 숙소 설명의 한국어 번역 검토를 부탁했다. 선뜻 해줬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나온 어색한 한국어 표현이 있으면 고쳐줬다. 그도 나에게 친절하게 대했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숙소 설명 말고도 다른 한국어도 수정을 해줬다. 문제는 그가 점점 많은 부탁을 해오는데 이게 며칠 된 친구 사이에서 할 만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여행 중간에 형과 베트남 북부 사빠를 다녀오는 와중에도 자꾸 요청이 왔다. 나는 베트남을 여행하러 온 거지 번역을 하러 온 게 아니었다. whatsapp을 차단했다. 북부 여행이 끝나면 다시 묵을 숙소가 필요했는데 다른 숙소를 예약했다. 첫 숙소가 나쁘지 않았는데 아쉬웠다. 차단 말고 ‘no’라고 했어도 그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라면 그렇게 부탁하진 않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