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두(成都)와 청도(칭다오, 青岛)는 완전히 다른 도시입니다. 칭다오는 산둥성에 위치한 해안 도시로 맥주로 유명하며, 청두는 내륙 쓰촨성의 성도(수도)이자 판다의 고향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형제 여행. 형이랑 둘이 놀러간다는 생각을 못 하고 살았었는데 여유가 좀 있던 때라 어쩌다가 단둘이서 여행을 가게 됐다. 대단한 기억은 없다. 주로 단편적인 것들. 속 깊은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고. 그래도 가끔씩 생각나는 걸 보면 나름 재밌었던 것 같다. 이제는 형도 나도 가족이 생겨서 둘이서만 해외를 갈 일은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 캠핑을 한 번 가기도 했었다.

엄청난 양의 볶음밥 엄청난 양의 볶음밥

베이징덕도 먹고 딤섬도 먹고 했었는데 정작 생각나는 건 이 볶음밥이다. 호텔을 나와서 걷다가 대충 보이는대로 들어간 현지 식당에서 한자만 보고 대충 몸짓 섞어가면서 시켰던 계란볶음밥. 요리만 시켜서 간이 셀까봐 시켰는데 거의 4인용 밥이 나와서 당황했었다. 대륙의 사이즈란. 요리는 그저 그랬는데 기본에 충실한 저 기본 볶음밥은 꽤 맛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여러 꼬치들 길거리에서 파는 여러 꼬치들

이건 칭따오 맥주박물관 갔다가 길거리에서 봤던 꼬치들. 지네는 도저히 먹을 엄두가 안 나서 전갈 한 입 해보려고 했는데 형이 먹지말라고 하도 해서 그냥 말았다. 아마 한 입 먹고 버렸을 것 같기는 함. 맛 기행을 즐겨보려고 했는데 실패한 기억.

저 날은 둘째날인데 현지 가게에서 만두랑 탕수육도 어찌저찌 시켜 먹고, 마사지도 받고, 저녁에 주점가서 맥주도 마시고 제일 재밌었다. 칭다오가 막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고 그냥 이거저거 중국요리 먹으러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중국의 후쿠오카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아침 먹고 어느 카페에서 아침 먹고 어느 카페에서

칭따오는 20세기 초 독일 지배를 받아서 유럽 건축 양식이 남아있는 곳이 많다. 그 중 대표적 명소인 팔대관은 독일뿐만 아니라 여러 열강들의 건축물이 남아있어 ‘만국 건축 박물관’이라 불린다고 한다. 칭따오 맥주가 맛있는 것도 독일의 영향 때문.

마지막 날 팔대관을 찾았다. 현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고등학교 제2 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울 때 아득히 기억나는 4성조를 예토전생하여 택시기사와 소통했다. 나름 통하는 게 신기했다. 빠-다-구완. 혹시 몰라서 팔대관 등 관광지 이름들이 중국어로 쓰인 작은 노트를 가져갔던 것 같기도 하다.

팔대관에서 바라본 풍경 팔대관에서 바라본 풍경

2월 말의 찬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이었지만, 돌아가기 전날은 날씨가 맑아서 기분이 상쾌해졌다. 중국같지 않은 풍경에 놀러온 느낌도 좀 나고. 짧았던 형제의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 비행기값을 아마 내가 냈던 것 같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