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 헌법광장

벨기에 친구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아 가기 이틀 전, 나는 룩셈부르크로 향했다. 24일, 25일은 항공권 가격이 비싸서 며칠 미리 이동해야지 생각했던 것 같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베네룩스(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3개국을 이참에 다 가보자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네덜란드는 그 전 해에 환락의 도시, 암스테르담을 다녀왔기 때문에 패스했다.

잠깐 들른 짧은 찍먹 여행으로서 단편적인 소감을 담는다. 결론부터 적으면, 정말 괜히 갔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호스텔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웬만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다시는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 이후로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혼자 돌아다녔다. 호스텔에서 친구라도 만들 생각이었는데 아쉬웠다. 특별히 보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그냥 벨기에를 하루 먼저 가 있을 걸 그랬다. 도시는 정말 깔끔한 유럽의 건물들로 가득하고 쾌적했다. 오스트리아를 갔을 때랑 비슷한 느낌.

아돌프 다리가 보이는 곳에서

아무래도 금융업 중심의 작은 도시인지라 관광 산업에는 특별히 투자할 필요가 없는 듯했다. 위 사진에서의 아돌프 다리와 노트르담 대성당을 제외하곤 볼 게 없다. 실망은 커져가고.. 간단히 둘러보다가 숙소로 들어갔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오히려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나게 만들어서 간단히만 구경했다.

저날부터 하필 얼굴에 여드름 같은 수포가 생기기 시작해서 모든 사진은 왼쪽 뺨을 살짝 가린 채로 찍게 됐다. 벨기에 친구네 어머니께서 병원에 데려가주시기 전까지 점점 상태가 악화됐다. 겨울이라 날씨도 좀 우중충해서 여러모로 좋은 기억이 없던 곳이다. 그러다 보니 해가 지나며 내 기억에서 룩셈부르크 자체가 아예 사라져버렸다. 내 생에 갈 일이 또 없지 않을까 싶은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