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당 앞에서 내일로 여행 시작
아주 오래전, 내일로 여행 중 친구에게 들은 얘기가 있었다.
“너는 이동할 때 제일 신나 보인다.”
전주 게스트하우스에서 새벽 이른 시각에 일어나서 순천인가 해남인가로 이동하는 날이었던 것 같다. 전날 늦게까지 다른 게스트들과 편의점 앞 노상에서 왁자지껄 밤새 놀다가 몇 시간 겨우 눈을 붙인 뒤였다. 내일로 열차 티켓은 무제한 입석이 가능해서 특별히 꼭 지켜야 하는 다음 날 일정은 없었다. 그치만 나는 이상하게 눈이 금방 떠졌다. 맞춰놨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깨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새벽부터 친구들 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세면을 하고 친구들을 깨워 이동한 기억이 있다.
나의 지난 여행들을 돌아본다. 비행기나 기차, 버스 등을 타고 이동할 때의 좋은 추억이 많다. 미지의 여행지에 대한 설렘을 안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는 나만의 시간이 좋았다. 지난 고민들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감정을 채워 넣는 시간. 인터넷을 할 수 없는 긴 비행시간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남미를 여행할 때 장장 50시간이 걸리는 버스를 탔을 때도 그랬다.
익숙함과 친밀함에서 낯섦으로 가는 과정이 나에게 큰 행복을 주는 듯싶다. 나이를 먹어가며 예전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새벽 3시 반에 오픈하는 설악산 일출 산행을 하러 강원도로 가는 길이 그랬고, 캠핑하거나 레아랑 여행을 떠날 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막상 도착하면 이동할 때의 흥분은 살짝 가라앉고 차분하게 즐기는 느낌. 여정 자체에서 행복을 찾는다고 봐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