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s we had
핀란드에서는 주류세가 낮은 에스토니아로 배타고 주류 쇼핑을 간다. 2시간 정도 배(페리)를 타고 발트해를 지나면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 도착한다. 밤이 긴 핀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서 파티를 하려면 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술 담을 캐리어를 끌고 배를 타러 갔다. 생각보다도 술이 싸서 다들 양손에 술을 잔뜩 사들고 왔더랬다. 술 좋아하는 친구들은 200유로 넘게 썼다.
캐리어 몇 개 더 챙겼어야 했다
페리를 타고 핀란드만을 건너는데 그 날 따라 파도가 엄청났다. 배에서 나랑 Louis 빼고 모두가 멀미를 했다. 여기저기서 봉지에다가 토하고 난리가 났다. 멀쩡한 둘은 그 와중에 샌드위치를 먹었다. 예상보다 힘들게 탈린에 도착. 탈린 첫 방문! 탈린에는 옛 유럽의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가 있어서 우리는 거기에서만 돌아다녔다. 구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Kohtuotsa Viewpoint)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 많다. 도시의 아름다운 옛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2층 침대가 여러 개 들어있는 호스텔 방에서 함께 잤다. 저 때만 해도 호스텔가도 불편하다고 생각이 안 들 때였지. 짐만 풀고 밖으로 나가서 밥도 먹고, 물담배도 피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2박 3일로 마지막 날 주류 쇼핑하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둘러봤는데 순록 스프 먹은 거랑 사진 잔뜩 찍은 기억만 남았다.
탈린에서 사온 술들은 한두 달만에 다 마셨다. 마셔본 적도 없는 보드카도 사서 최대한 오래 버텨보려고 했는데 외국 애들이 어찌나 자주 술을 마시는지. 곰 맥주라 불리는 카르후(Karhu)도 여러 개 사왔다. 도수 높은 버전은 6-7도 정도하는 센 맥주이다. 소맥 마시는 느낌. 몇 년 전에 강남의 펍에서 카르후 맥주를 본 적이 있는데 요새도 한국에서 파는지 모르겠다. 탈린에서 헬싱키로 돌아오는 페리 시간에 늦을까봐 친구들이랑 맥주랑 보드카를 한가득 품에 안고 낑낑거리며 뛰던 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