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속 레아, 저 때가 10kg 정도였으려나 가방속 레아, 저 때가 10kg 정도였으려나

틈만 나면 함께 산책을 나가서 레아의 흥분도는 많이 줄어들었다. 오토바이를 보고 짖지도, 자전거나 킥보드를 보고 뛰어들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개들과 인사하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보호소에서 항상 같이 지내던 개들이랑만 익숙한 사이였기 때문에 그랬을까. 그 곳의 규칙으로 오랜 기간을 살며 적응했을 텐데 새로운 환경에는 여전히 낯선 모습이었다.

지금의 레아는 차분하게 산책을 잘하고 흥분도 잘 안한다. 그래서인지 본인들 개와 레아를 인사시키려는 견주들이 종종 있지만, 6년 전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그 때는 내가 먼저 개들을 인사시켜도 될까요 물어보는 게 항상 기본이었다. 레아의 사회화를 위해 한창 애쓰던 시절. 레아와 함께 상대 보호자에게 웃으며 다가가려고 애쓰곤 했다.

레아가 처음 보는 개들과 인사해본 적이 없어서 경계하고 흥분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착해보이고 레아와 잘 맞을 것 같으면 ‘애들 인사 좀 시켜도 될까요?‘라고 하며 접근했다. 어떤 때에는 레아가 갑자기 흥분해서, 그렇게 흥분한 개랑 어떻게 인사시키냐며 거절 당할 때도 있었다.

나는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하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누가 아쉬운 소리를 좋아하겠냐마는.. 지금도 그렇지만 레아를 키우며 좀 덜해진 것 같다. 내가 책임지는 반려견 레아를 위해 머리를 숙인 적이 많다.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애들 인사좀 시켜봐도 될까요? 얘가 보호소에만 있던 아이라 인사하는 법을 아직 잘 모릅니다. 겁이 많고 경계심이 있어서 흥분하기도 하는데, 문제없도록 줄은 제가 잘 잡고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저 얘기를 입에서 꺼내기가 참 어려웠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인사를 하며 다가가는 것도 어색한데,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되는 거니깐. 레아의 보호자로서의 책임감이었을 것이다. 내가 입양한 개를 문제없이 키워내기 위한 그런 책임감. 저런 말을 몇 번씩 해보니 나도 익숙해졌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었고, 레아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좋아졌다. 누군가의 보호자의 역할을 맡으며 나 또한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