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 산으로 계곡으로, 개이득 산행을 적다가 작년 5월에 유튜브에 올렸던 레아 영상이 생각났다. 아침 일찍부터 레아랑 운악산 등산을 가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채비를 한 뒤, 레아를 데리고 나가는 영상이다. 레아가 잠은 깼지만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어하며 미적거리는 모습을 많은 사람이 좋아해줬다. 다른 영상들보다 조회수가 잘 나왔다. 역시 나보다는 레아가 주인공이 돼야..
나중에 내가 자식이 생긴다면, 아침 일찍 같이 등산 가려면 비슷한 모습일까. 웬만하면 어릴 때는 내가 그랬듯이 산의 매력을 모를 테니까. 사람들이 등산을 시작하는 아침 시간보다 일찍, 일출시간 즈음부터 산을 타면 쾌적한 산내음과 아침 새소리를 느낄 수 있다. 자연과 마주하는 시간. 아빠도 그런 마음에 나와 형을 데리고 가끔 등산을 가셨을까 생각해본다. 어릴 때는 아빠랑 등산 가는 게 그닥 좋은지 몰랐었는데 이제는 함께 등산하기는 어려워져서 아쉬운 마음도 들고.
위 영상이랑 영상으로 만든 숏츠에서는 가기 싫어하는 레아 모습만 담았다. 그래서 싫은 애 억지로 끌고 가는 것처럼 됐는데(뭐 틀린 말은 아니지), 사실 등산을 가는 데에는 레아 지분이 더 많다. 부지런 떨며 새벽부터 움직이는 건 레아 때문이다. 더 넓은 자연을 체험하고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게 해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다. 레아가 그 마음을 알아줄 리는 없다. 레아는 사람이 아니니까. 나처럼 나이를 먹고 언젠가 아빠 마음을 이해할 날은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레아를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레아는 좋든 싫든 나를 따라다녀야 하는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