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한 레아와 해맑은 나
레아를 집에 데려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첫 일주일은 레아를 집에 혼자 두고는 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았다. 익숙하던 보호소를 떠나와서 우리 집으로 왔으니 적응 시간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혼자 있어본 적이라곤 없을 것이라 더 그랬다. 내 끼니는 주로 배달 음식이나 라면으로 해결했다.
내가 개를 입양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다. 집에서 레아랑 놀아주다가 떠난 한 친구가 우리 집에 두고 간 물건을 건내주러 1층 건물 앞에 잠시 나왔다. 레아를 집 안에다가 처음으로 혼자 두고. 친구가 담배 한 대 피울 동안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집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우리 집에서, 그것도 레아가 내는 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아우우우~’ 하고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세상에서 가장 구슬픈 소리였다.
레아가 하울링하는 소리를 들은 게 그 때가 처음이었다. 대문 앞 복도에서 들으니 더 잘 들렸다. 나를 찾고 있는 소리였다. 분리불안 증세다. 아차 싶었다. 이것도 이제 교육이 필요하구나. 하나부터 열까지 교육할 것들이었다. 그날부터 바로 시작했다.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영상을 많이 봤던 터라 이론은 빠삭했다.
맥북과 아이폰을 연동해두고 아이폰으로 실내 상황을 지켜보면서 문 밖에 잠깐 나갔다가 들어오길 반복했다.처음엔 10초로 시작해서 점차 늘려나갔다. 나중에는 5분을 넘어가서 아예 의자를 가지고 바깥에 나가서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들어왔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리불안 교육을 했다. 레아를 산책하면서 전봇대에 묶고 앉힌 다음, 내가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게 분리불안은 금방 완벽히 없어졌다.
애기 키우는 부모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제일 힘들었던 갓난 아기 때의 그 때가, 애가 좀 크고 나면 가장 그립다는 얘기다. 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은 내가 외출해도 문 앞에 나와서 잘 쳐다보지도 않는 의젓한 레아다. 짠한 소리를 내가며 나를 애타게 찾던 애잔한 6개월 강아지의 모습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