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고 맡아지는(?) 관계 맡고 맡아지는(?) 관계

‘애카’로 불리는 애견 카페. 레아 처음 키울 때는 애카에 가야 좋은 보호자로 생각한 적도 있다. 목줄 안 하고 실컷 뛸 수 있는 곳이 잘 없으니까. 교육에 안 좋은 얘기도 이미 여럿 듣긴 했었다. 너무 순하거나 잘 못 어울리는 개들은 다른 개들이 괴롭힐 수도 있다, 몰이를 당할 수도 있다 등. 레아가 처음 보는 개들이랑 인사하고 노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터라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놓였다.

대형견 친구들과 뛰뛰, 카페스토리 대형견 친구들과 뛰뛰, 카페스토리

보통 애견 카페를 가면 소형견과 대형견 구역이 나뉘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10kg만 넘으면 대형견으로 분류해서 레아는 대형견 구역에서 놀아야 했다 — 레아를 처음 입양했을 때는 9kg 였는데 금방 커버렸다. 자기보다 큰 친구들이랑도 잘 노는 편이었다. 자기 닮은 걸 아는 건지, 주로 리트리버류 개들과 유독 재밌게 놀았다. 덩치가 큰 친구들만 있는 때면 아무래도 좀 기죽은 모습이었다.

애견 카페에 다양한 사람이 오다 보니 좀 아니다 싶은 견주들이 있었다. 자기 개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케어할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아예 개를 방치해 두고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이다. 하루는 한남동 쪽의 어느 작은 애견 동반 카페에 갔는데 이런 경우를 겪은 적이 있다. 방치된 개는 여기저기 마운팅을 하고 다니고 다른 개들을 괴롭히는 모양새였다. 레아한테도 마운팅하고 해서 내가 적당히 막았는데 기분은 영 별로였다. 견주는 유명한 여가수였는데 개를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에게 맡겨두고 본인은 나몰라라. 이후로 몇 번 더 문제견들과 문제 견주들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애견 카페와는 멀어졌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킹'과 보호자분 래브라도 리트리버 ‘킹’과 보호자분

애견 카페는 그렇게 나한테는 이미지가 안 좋아졌는데,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좋은 보호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애견 카페와 반려견 놀이터의 차이 때문일까. 리트리버를 3마리째 키우는 보호자 아저씨에게 많은 조언과 정보를 들은 적이 있다. 레아가 당시 사람한테 좋다고 두 발로 서서 치대는 행동이 있었는데 아저씨 방법으로 금방 고칠 수 있었다. 개들이 놀 때는 자기들끼리 사회화를 배울 수 있도록 보호자들은 좀 빠져줘야 된다는 것도 배웠다.

어린이대공원에 반려견 놀이터 때문에 한 때 자주 갔었는데 요새는 안 간 지 몇 년 됐다. 너무 흙바닥에 좁고 경사진 땅이라 개들이 마음껏 뛰기 좋지는 않다. 여름엔 모기 천국에다가 마음 맞는 친구들도 잘 없고. 무엇보다 레아가 이제 어릴 때만큼 처음 보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레아는 그냥 공놀이를 제일 좋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