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가 제일 예쁘다. 육아하는 엄마 아빠들이 많이 하는 얘기다. 육견을 처음 해보면서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간접 체험했던 것 같다. 감히 사람 아이를 키우는 진짜 육아에 비할 것은 안 되겠지만. 레아가 우리 집에 온 게 추정컨대 6개월령가량 됐을 때라 한창 에너지 넘치는 개춘기 시절이 아니었을까.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시켜 주기 위해 틈만 나면 산책을 다니며 처음 일 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일하는 시간 말고는 어떻게 하면 레아를 잘 키울까 생각만 했으니.
일과 레아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고 나서 레아가 자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천방지축 말괄량이 당나귀 같던 아이가 세상 천사같이 자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너는 너대로 알찬 하루를 보냈구나 하고 뿌듯한 마음도 들고. 내가 볼 때, 레아는 비글이랑 코카 스파니엘, 리트리버의 모습이 조금씩 있다. 세 견종의 특징이 어릴 때 무지막지한 지랄견이라는 건데 나는 3종 지랄을 한 번에 겪는 걸까 생각하기도 했다. 원래 자기가 겪는 게 제일 힘든 법이니깐.
지금은 레아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어릴 때처럼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철이 들어서 예전처럼 저지레하는 일은 아예 없고. 이빨이 간지러워서 모든 걸 뜯고 파괴하다가 천사처럼 자던 모습이 그리울 때가 있다. 꼬물이 시절은 본 적이 없어서 내가 보고 기억하는 레아의 가장 어린 시절. 누가 이렇게 예쁜 강아지를 내다 버렸을까 생각하면 안쓰럽고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것도 세 형제를 한꺼번에. 어찌됐건 그 덕에 우리가 만날 수 있으니 오히려 버려줘서 고맙다는 생각까지도 했다.